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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수 원장에게 듣는 '팬데믹 이후, 한국 복지국가의 길'

  • 작성일 2022-09-06
  • 조회수 2,242

팬데믹 이후, 국내외가 직면한 각종 위기. 우리는 그 위기로부터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지금부터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이태수 원장에게 팬데믹 이후, 한국 복지 국가는 어떤 길로 나아가야 할지 그 해법을 직접 들어봅니다.



○ 기본정보

 - 주제 : 팬데믹 이후, 한국 복지국가의 길을 묻다

 - 출연자 :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이태수 원장

 - 내용

  1. 팬데믹 이전부터 발생한 글로벌 복합위기

  2. 글로벌 복합위기에 봉착한 지금, 대한민국의 현 상황

  3. 팬데믹으로 인한 기존 질서의 대전환

  4. 팬데믹으로 인한 사회적 위험

  5. 팬데믹 이후 앞으로 나아가야 할 한국 복지국가의 길


(음성자막)


안녕하십니까.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이태수 원장입니다.

우리는 지금 코로나19로 인해 급격히 변화된 세상을 살고 있습니다.

코로나 19가 극성기에 달했을 때, 6억 명에 달하는 아이들이 등교하지 못했고, 글로벌 기업의 55%가 원격 근무를 시작했다는 기록도 있습니다. 화상회의가 일상화되었고, 병원 응급실이 폐쇄되기도 했습니다. 외국의 경우에는 국경을 막아버리거나, 특정 지역이 완전히 봉쇄되기도 했습니다.

물론 팬데믹 이전에도 세상은 ‘글로벌 복합위기’라 불리는 빠른 변화에 직면해 있었습니다.

그럼 지금부터 우리의 미래를 불안하게 한 ‘글로벌 복합위기’ 몇가지를 소개해볼까 합니다.

첫째, 4차 산업혁명의 위기입니다.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등 첨단 디지털 기술이 우리 삶에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이러한 초연결, 초지능, 초산업 사회는 국가와 기업 그리고 개인의 운명을 바꿀 것입니다. 전통적인 제조업에 의존하던 국가는 몰락하고, 부가가치가 낮은 산업은 쇠퇴하며 현존하는 직업의 절반은 사라지게 되는 것이죠.

물론 기술발전에 따른 명과 암은 인류 역사에서 계속돼 왔습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맞닥뜨린 4차 산업혁명의 위기는 ‘로봇이 대체한 일자리 문제, 사물인터넷 해킹 문제, 인공지능 윤리 문제’ 등 인류가 대처하기 어려울 정도로 광범위해지고 있습니다.

둘째, 정치?경제적 패권의 위기입니다.

미국과 중국의 경쟁 구도는 국제정세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미·중 패권 경쟁은 중국의 국력 상승에 대한 미국의 위기의식과 견제, 그리고 중국의 반발과 미국의 맞대응으로 점차 고조되고 있는데요. 미국과 중국의 팽팽한 세력 줄다리기에서 우리나라를 포함한 여러 국가의 안보와 경제는 수많은 변수에 노출되어있는 실정입니다.

셋째, 기후위기입니다.

지표면 평균 온도는 산업화 이전 대비 1.09도 상승했다고 합니다. 지구 온도가 2도 상승하게 되면 산호초나 열대 우림의 생태계는 회복 불능에 빠지며, 석회질 성분의 해양생물이 멸종하게 됩니다. 3도 상승하게 되면 인류는 극심한 기아 상태에 빠지고, 사바나 지대가 사막화되기 시작합니다. 산업화 이전보다 6도 상승하게 되면, 육지와 바다 생물의 95%가 전멸하고 인류 역시 생존을 보장할 수 없다고 합니다. 기후위기는 당장 지금 세대의 진지한 대응이 필요합니다.

* 출처는 화면에 명기

세계적으로 급격한 변화와 이로 인한 위기가 예상되는 가운데, 대한민국은 어떤 상황일까요?

제일 먼저 꼽을 수 있는 한국 사회의 변화는 저출생과 고령화입니다.

합계출산율은 이미 초저출생사회로 불릴만큼 낮은데, 2021년에는 0.81명까지 떨어졌습니다. 그런데 한국의 고령화 비율은 급속도로 높아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65세 이상 고령 인구는 2000년에 총인구의 7.2%에 이르러 본격적인 ‘고령사회’로 진입했습니다. 2026년에는 20.8%로 ‘초고령사회’에 진입하게 됩니다.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감소 추이가 지속되고 고령화 속도가 빨라지는 현상은 미래 한국 사회에 커다란 충격을 줄 것입니다.

소득과 산업, 기업, 계층, 지역, 성별 간 격차는 한국 사회의 위기를 더욱 증폭시키고 있습니다.

디지털 혁명으로 기업 이익의 격차는 더 벌어질 것이고, 기술변화에 잘 적응한 노동 계층과 그렇지 않은 계층의 격차 또한 벌어질 것입니다. 도시와 농촌,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격차 역시 인구 절벽 현상과 맞물려 더욱 증폭될 것입니다. 이러한 격차가 지속된다면 초격차사회가 정착되고, 다양한 불평등이 구조화되면서 우리사회는 결국 단절의 사회가 되고 말 것입니다.

한국 사회에서 북한과의 관계는 빼놓을 수 없는 요소입니다.

남북한이 평화통일된다면 남북한 합하여 8천만 명에 이르는 인구 대국이 된다고 합니다. 경제력은 세계 5위로 도약하고 군사비 부담도 줄면서 세계평화지수 역시 현재 49위에서 5위로 격상된다고 합니다. 더욱이 남북의 평화경제 효과는 2047년경 1인당 국민소득을 7만5천 달러까지 상승시킬 것으로 추산하기도 하죠. 하지만 한반도를 둘러싼 복잡한 국제질서와 70년 간 누적된 남북 간 적대요소 등 헤쳐나갈 과제가 많은 것이 현실입니다.

* 출처는 화면에 명기

국내외 위기가 있던 터에

코로나 19 팬데믹은 또 다른 충격을 더하며 기존 질서의 대변환을 가져왔습니다.

경제측면에서 코로나19는 전세계적으로 물류 이동을 억제하고, 수요와 공급을 동시에 축소시켰습니다. ‘느린 세계화’ 또는 ‘세계화의 둔화’, 이른바 슬로발라이제이션(slobalization)은 세계화 쇠퇴 현상을 가져와 수출주도의 한국경제를 불안정에 빠뜨릴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기술측면에서 코로나19는 디지털 경제의 가속화를 현실화시켰습니다. 하지만 각국 및 산업 내 대응력 차이로 인한 불평등 심화가 현실이 된다는 것 또한 인식시켜 주었죠.

산업구조측면에서는 관광, 문화, 개인 서비스 등 서비스업종이 위축되고 비대면 서비스가 신흥산업으로 등장하면서, 고용시장과 노동의 형태를 변화시켰습니다.

생활양식측면에서는 비대면·가상세계가 일상적인 생활양식으로 자리잡았습니다. 가족과 공동체에 새로운 양식이 등장하는 한편 소외감, 고립감 등의 불안정 또한 새로운 문제로 등장했습니다.

기후생태측면에서는 기후생태에 대한 전지구적 대응이 시작되었습니다. 이제는 생태 파괴 비용에 대한 사회적 책임 없이 자본의 이윤만 무한정 추구할 수는 없게 되었습니다.

기존질서의 대전환은 국가와 사회가 제도를 통해 집단적으로 대처해야할 새로운 사회적 위험들도 탄생시켰습니다.

먼저 관계의 위험입니다.

감염병의 위험으로 인해 각종 모임이 아날로그 방식에서 디지털 방식으로 변화하였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디지털 소통 방식에 익숙한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이런 방식에 익숙지 않은 사람은 소통의 한계를 느끼고 일상적 관계뿐 아니라 지역사회와의 교류나 다양한 사회적 관계에도 위험을 초래할 것입니다.

다음으로 전환의 위험입니다.

전환은 디지털 전환, 생태 전환으로 구분됩니다.

디지털 전환은 비대면 세계가 확장됨으로써 디지털 산업이 발전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물리적 이동을 전제로 한 관광, 공연 등의 산업은 급격히 위축되고 일자리도 축소됩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플랫폼 노동자 증가 등 일자리 변화가 생기고 그 과정에서 탈락한 노동자는 일자리를 잃게 됩니다.

생태 전환은 기후위기의 속도를 낮추기 위해 탄소 중립을 실현하고 온실가스를 감축하여 경제구조와 산업, 에너지 구조를 바꾸는 것을 말합니다. 하지만 탈탄소산업으로 바뀌는 과정에서 인위적 구조조정으로 피해산업, 피해 지역, 피해계층이 발생하게 됩니다. 이들의 일과 삶, 사는 곳을 지키는 것을 우리는 정의로운 전환이라고 부릅니다. 환경을 위해 꼭 필요한 생태전환이지만 산업과 노동자들에 대한 보호와 새로운 기술습득 지원 등 정의로운 전환이 동시에 필요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멈춤의 위험입니다.

코로나19로 초래된 재난은 하나의 예고편에 불과합니다. 또 다른 자연적·사회적 재난이 필연적으로 도래할 것입니다. 우리가 이미 보았듯이 간헐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팬데믹은 봉쇄, 다른 말로 소위 경제적?사회적 활동을 정지시킬 수 상황을 유발합니다. 소득중단뿐 아니라 관계의 중단, 여가의 중단, 여행의 중단 등 많은 일상이 멈추게 됩니다.

일상의 멈춤으로 인해 사회구성원 대다수의 소득이 격감하고 돌봄의 부담은 증가합니다. 이는 긴급한 소득지원과 같은 대규모의 긴급 인프라를 요구하게 될 것입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전망은 우리 사회의 계층간, 지역간, 산업간 격차와 불평등, 단절의 문제를 더욱 가속시킬 위험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위험에 대응하는 복지국가 체제를 구축하여 국민의 삶의 위기를 극복해야 합니다.

앞으로 많은 연구와 사회적 논의를 거쳐야겠지만, 팬데믹 이후 한국 복지국가의 길에 대해 세 가지를 제안하고자 합니다.

첫째, 소득보장체계가 재구성되어야 합니다.

흔히 복지국가를 구성하는 소득보장체계는 세가지 부문, 즉 사회수당, 공공부조, 사회보험 등으로 구성됩니다. 팬데믹 이후에 사회보험은 고용형태에 따라 적용이 달라지는 것에서 소득이 얼마인지에 따라 보험료가 부과되고 혜택이 부여되는 소위 ‘전국민 사회보험’으로 변화되어야 합니다. 또한 사회수당은 한 사람이 생애주기별로 닥치는 어려움에 흔들리지 않도록 촘촘하게 설계될 필요가 있습니다.

사회보험과 사회수당의 비중이 확대되면 공공부조는 재난적 상황에 의해 급격히 소득이 감소되는 경우에만 적용되는 것으로 오히려 그 역할은 줄어들게 되고, 가구가 아닌 개인 단위로 작동하게 될 것입니다.


둘째, 공공이 책임지는 포괄적인 돌봄체계가 구축되어야 합니다.

팬데믹 이후 개인 간의 관계가 차단되거나 고립감이 심해지면 개인과 가족이 책임졌던 돌봄 기능은 급격히 취약해질 것입니다. 따라서 돌봄과 관련된 급여의 범위나 전달체계, 재정이 모두 근본적으로 개혁되어야 합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지역사회에서 돌봄이 필요한 주민에게 요양, 의료, 복지, 주거 등의 서비스들이 통합적으로 원스톱으로 제공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기초자치단체의 책임이 커지게 됩니다. 이러한 체계의 구축이 완성되어야만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닥칠 관계의 위험과 재난의 위험을 비롯하여 가족이나 개인이 감당하기 힘든 자립적 일상생활의 유지가 가능하게 될 것입니다.



셋째, 팬데믹 이후 개인이 감당하기 어려운 위험에 대비하여 새로운 복지급여가 생성되어야 합니다.

포스트코로나 시대에는 새로운 사회로의 대전환에 따라 인간다운 삶을 구성하는 필수적인 요소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공적으로 보장해야 하는 급여의 종류도 다른 차원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때 특히 주목할 새로운 서비스로는 깨끗한 에너지나 식수, 공기, 어메니티(amenity) 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 일종의 ‘녹색 급여(green benefits)’인데, 한국 복지국가의 기존 구상에 녹색복지국가를 결합시키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더욱 미래지향적인 상을 정립하고 새로운 길을 열어갈 것입니다.

분명한 것은 코로나 19 팬데믹으로 우리는 엄청난 위기를 겪었고

앞으로도 엄청난 도전에 직면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 위기는 새로운 기회와 발전의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더 나은 사회에서 더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어야 합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포스트 코로나시대에 더욱 막중한 책임감으로

보건과 복지 정책을 선도하고 대한민국 복지강국의 시대를 열어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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