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포럼』10월호 발간

- 이달의 초점 -

자살예방 정책 현안과 향후 과제

- 주요 내용 -

우리나라는 세계 어느 국가보다도 급격한 사회 변동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심리적, 경제적, 사회적 충격을 받아 왔다. 그렇기 때문에 정신건강 증진과 함께 복지와 사회안전망은 물론 건강한 노동시장 같은 사회경제적 기반이 개선되지 않으면 자살률을 줄이는 데 한계가 있다.

2023년 제5차 자살예방 기본계획에서 제시하고 있는 정책 기조를 살펴볼 때 우선 범정부 차원의 관계부처, 지자체 협력은 생애주기별 대상자 수요를 반영한 맞춤형 정책 추진에 필수적인 부분이므로 이를 법에 명시하여 강화할 필요가 있다. 정신건강 검진 주기가 당겨지면 국민이 쉽게 본인의 정신건강 상태를 알고 우울증 등을 치료받아 자살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자살예방 추진 기반 강화를 위해 고위험군 지원 체계인 자살예방센터는 광역, 기초 센터 모두 자살예방 전문 인력 확충 등을 위한 예산 지원이 시급하다. 청년 자살률을 낮추기 위한 실제적인 자살 유발 정보의 차단을 위해서는 자살 보도 권고 기준의 고도화와 24시간 자살 유발 정보 모니터링센터 운영 등이 필요하다. 자살시도자나 유족의 자살 위험이 일반인보다 8~30배 높으므로 이들의 정보를 자살예방센터와 연계하여 상담, 사례 관리 등 지원을 강화하고, 보건복지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제공하여야 한다. 또한 생명지킴이 교육이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도 생명존중 인식이 부족하므로 생명존중 교육을 의무화해 국가, 지자체, 공공기관, 각급 학교, 행정복지센터, 복지관 등을 통한 교육을 시행하여 대국민 인식 개선을 추진하여야 한다.

자살은 개인과 환경의 다양한 요인의 상호작용으로 발생한다. 자살률 감소를 위해 예방 정책의 효과와 중요도가 높은 만큼, 예상되는 복합적인 사회 요인을 파악하고 정책의 계획과 시행 전반의 과정에 이를 반영해야 한다. 자살에 영향을 미치는 한국 사회의 여건을 인구·사회적 여건, 경제적 여건, 환경적 여건, 개인적 여건으로 구분하여 살펴보았다. 자살 위험에 취약한 고령인구의 증가와 1인가구의 증가로 나타나는 사회적 여건과 더불어 사회적 관계망은 자살 위험을 감소시키는 데 집중해야 할 요인이다. 최근의 경제성장 둔화와 계층 간 불평등의 심화는 미래 상황에 대한 부정적 생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눈여겨볼 요인이다. 또한 선제적으로 대응이 필요한 여건과 정책 대상으로는 마약류 등의 중독에 따른 위험군 관리와 기후변화에 따른 위험군 관리이다. 기술의 발전은 국가의 자살률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되는 여건이다. 자살에 영향을 주는 사회 여건은 변화하고, 그 영향력 또한 시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사회 여건의 변화에 따라 위기군으로 포함되는 대상은 확대될 수도 있고, 대상별 관리 방안은 새로워질 수도 있다. 정책의 대상이 되는 위기군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선제적으로 발굴하여 대상자의 특성별, 단계별 차별화된 접근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자살은 개인이 가진 생물학적, 인지적, 심리정서적 특성뿐만 아니라 개인을 둘러싼 다양한 체계들이 상호작용하며 만들어 낸 복합적인 결과이다. 따라서 자살 문제 해결을 위해 선행되어야 할 것은 자살 사망자 한 개인에 대한 특성, 그와 관계된 다양한 체계들의 특성 및 영향 관계에 대한 분석이다. 이에 이 글에서는 우리나라 자살사망자의 특성을 개인에 초점을 맞춰 성·연령별 특성, 경제적 특성, 신체·정 신질환 특성을 중심으로 분석하였다. 한국은 타 국가와 비교시 남성과 여성 자살률이 모두 높고 성비가 낮으며, 10~20대의 자살률 증가폭이 크다. 경제적 수준이 하위집단에 속하거나, 하위집단으로 낮 아진 경우 자살률이 높다. 신체 또는 정신질환 치료 경험이 있는 경우에도 자살률이 높다. 이에 자살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개인의 특성별 자살사망 현황을 반영한 자살예방정책이 시행되어야 할 것이다.

국가 자살예방사업의 체계적 추진과 지역 단위에서의 양질의 서비스 제공을 위해서는 지역의 자살예방 인프라 확충과 추진 체계의 개편이 필요하다. 이 글에서는 사회서비스 전달체계의 주요 원칙과 자살예방의 대표적 사례 관리 모형을 고찰하고, 우리의 자살예방 전달체계와 인프라 진단 결과를 토대로 주요 과제를 제시하였다. ‘대상자 중심의 통합적 서비스 제공 모형’ 구축을 목적으로 ‘지자체의 책무성과 권한 강화’, ‘관계 기관 및 조직의 역할 정립’, ‘지역 자살예방 인프라 확충’을 우선 과제로 제안하였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급격한 환경 변화와 국민 마음건강 관리의 중요성이 날로 높아지는 이때 각 중앙부처와 지자체, 자살예방센터, 지역사회 공동체가 각자의 노력을 경주하면서 대상자 중심의 협력 체계를 공고히 해야 할 것이다.

2023년 4월 한국은 관계부처 합동으로 제5차 자살예방 기본계획을 발표하였다. 자살예방 기본계획에서는 지역 맞춤형 자살예방 정책과 자살 고위험군에 대한 집중 관리를 강화하여 실질적인 자살사망률을 감소시키고 자살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구현하고자 하는 비전을 제시하였다. 이 글에서는 제5차 자살예방 기본계획 주요 내용을 설명하고, 자살예방 정책 이행을 통해 기대하는 변화를 서술하였다. 또한 자살예방 기본계획이 목표로 하는 실질적 자살사망률 감소를 위한 중앙부처 간 자살예방 정책 조정과 점검, 지자체의 자살예방 정책 이행 역량 강화, 자살예방 정책 이행 거버넌스 및 인프라 강화, 자살에 대한 인식 개선과 옹호 활동 강화의 중요성을 한번 더 강조하였다.